글자전쟁 - 김진명 / P.343 / (주)새움출판사 / '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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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7.07.09(일)~12(수)

우리나라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외국어 아닌 외국어 '한자/한문'을 단순히 외국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외국어라 할 수 없다면 우리말인가? 너무도 당연히 중국의 것이라고 답하지 않나?

하지만 당연히 중국의 것이라고만 하기에는 좀더 생각해볼만한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 라는 것이 작가가 '글자전쟁'에서 하고픈 이야기이지 않았을까?

글자전쟁을 읽고 작가의 생각을 가늠해본다.

기원전 1600년경 건국되어 기원전 1046년에 주나라 무왕에게 망하는 은나라와 은나라의 언어인 '은자' (역사학으로는 수도가 '상'이어서 상나라 라고도 한다.)

공자의 '서경' 무성편에 은나라 주왕이 주지육림에 빠져 포락을 즐기는 등 백성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착취하기에 주나라 무왕이 태공망 여상을 앞세워 은을 정벌했다고 하고

그 말미에는 '화하만맥 망불솔비/화하만맥이 따르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라는 말로 망국에 관한 글이 있는데 화하라 함은 한(韓)을 말하고 만맥이라 함은 남만과 동이의 일파인 맥족을 말하는 것이니, 이는 한족이나 남만족이나 동이족이나 할 것 없이 모두 크게 기뻐하며 주 무왕의 거사를 따랐다는 뜻이다.

주나라 무왕에 의해서 나라가 망했는데 망국의 백성이 망하게한 나라의 임금을 칭송했다(?) 라고 할만큼 은나라의 주왕이 타락했었을까? 훗날 맹자는 '서경'을 믿느니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진신서즉 불여무서)라고도 했고, 자공(공자가 아끼는제자)은 은왕이 기록된 것만큼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는데...

여기에 사마천은 전설상의 인물 황제를 실존 인물로 만들어 그 자손인 탕왕이 은나라를 건국하였다고 하는데, 이 황제는 공자의 '서경'에서도 나오지 않고 오직 사마천의 기록에서만 언급되어있다면? 이렇게 은나라는 동이족의 나라였지만 한 사람의 성인과 한 사람의 위인이 화하족의 나라로 바꾸어 것이라면?

역시나 역사란 승자만의 기록일까?

작가는 우리에게 이런 물음을 던진다.
공자(성인)와 사마천(위인)이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은나라 자체가 동이족의 나라였지만 화하족의 나라로 탈바꿈되고 우리가 당연히 중국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한자'는 이 은나라 유물인 갑골문자. 즉, 은나라 언어인 '은자'가 변형된 것이라는 것이다.

김진명 작가의 소설은 충분한 사실을 기반으로 이야기하고픈 내용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대중에게 알리려 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단숨에 재미있게 읽었지만 항시 읽은 뒤에 느껴지는 답답함과 왠지 모를 무력감에 먹먹하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게 조금씩 조여오는 중국의 동북공정, 요하공정이 무서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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